“어서 나서라! 어서 저놈을 죽이라는 말이다!”

적충은 할 말이 많았다.

그들을 보니 아직 끝난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곳에서 패했지만 그래도 사주영을 죽이기만 한다면, 사주영의 목을 가져가기만 한다면 교주에게 할 말이 있을 것 같았다.

패수륵과 파천대는 그가 그런 식으로 나올 거라고 생각을 하지 못했다가 크게 당황했다.

이제 저희끼리 힘을 합쳐서 적충을 죽이기만 하면 될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가 적충의 갑작스러운 명령으로 사람들이 사주영을 노리는 것을 보고 마음이 급해졌다.

파천대원들은 패수륵을 보았고 패수륵은 곧장 명령을 내렸다.

“주군을 지켜라! 목숨을 바쳐서 주군을 지켜라! 그것이 너희의 존재 이유다!”

그들도 모르지 않았다.

파천대는 그 말을 듣자마자 주영에게로 달려가 그를 에워싸려 했다.

그러나 주영은 파천대의 도움이 전혀 필요하지 않다는 듯이 웃으면서 몸을 날렸다.

“그럴 필요 없습니다. 어차피 저자들은 나를 공격하지 못합니다.”

포커에이스 높은 나무 위로 올라가더니 말했다.

그가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알아차린 사람은 많지 않았다.

“나는 황상의 총애를 받고 있는 사람입니다. 내가 말씀드리기만 하면 황상께서는 지금 당장이라도 천마신교를 토벌하라고 명을 내리실 텐데 저자들이 나를 공격할 리가 없습니다. 적충 저자는 오직 자신의 목숨을 보존하겠다는 생각뿐이라 그런 명을 내릴 수도 있겠지만 다른 사람들은 천마신교를 보존하고 유지할 방법을 생각해야겠지요.”

적충과 저들은 다르다는 말에 적충의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저자들의 가족과 친구와 동료들이 전부 천마신교에 있을 텐데 저자들이 그리 멍청한 결정을 할 거라고는 생각되지 않는군요. 우리가 그곳으로 향했을 때 그자들이 살아남을 가능성이 전혀 없다는 것을 모르지도 않을 텐데 말입니다.”

“그렇겠군요, 주군. 황상께서는 분명히 주군의 말을 따라주실 테니까요.”

패수륵마저 그렇게 말하자 조금 전까지만 해도 득달같이 달려 나오려 하던 자들이 주춤거렸다.

“한데… 저자들이 나를 공격하지 못할 거라는 것과 별개로 여러분이 저자들을 전멸시키는 것은 아무 문제가 없을 것 같은데 어찌 생각하십니까.”

주영의 말에 파천대가 무슨 말인가 하는 표정으로 그를 보았다.

“나를 지키려고 싸우지 말고 그저 저자들을 지워 버리라고 말하는 겁니다.”